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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리모컨의 놀라운 능력에 매료된 아기 이유는 무엇일까?




저희 셋째 녀석이 꽉 찬 8개월인데 요즘 리모컨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답니다.가만히 앉아서 두리번거리다 갑자기 초스피드로 기어가는 모습을 보면 최종 목적지는 바로 '리모컨' ㅋㅋㅋ

어떻게하나 보고 있으면 이리 만지작 저리 만지작...고 작은 버튼들을 눌러보기도 하고 한참 가지고 놀더라구요.하지만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고 TV가 요랬다 조랬다 하니 마냥 두고볼 수만은 없죠.

그리고 첫째 낳고 요 녀석이 리모컨을 하도 좋아해서 마트에서 진짜 리모컨을 사줬던 기억도 있네요.

(그런데 아기때는 뭔가 비상함이 있는지 아무리 진짜 리모컨이라도 사용 안하는 리모컨은 거들떠 보지도 않더라구요.-_ㅡ;)


 

이처럼 아가들이 리모컨에 홀릭되는 이유가 있다는데 과연..어떤 이유에서일까요?

 

리모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보통 생후 6개월 이후. 생후 5~6개월 이전 아기는 네 손가락과 손바닥만 사용하기 때문에 악력이 부족해서 물건을 제대로 쥐고 있지 못해요. 물건을 잡았더라도 금방 떨어트리죠. 하지만 6개월 이후부터는 엄지손가락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여러 가지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된답니다. 게다가 늘 누워 있다가 6개월 이후 엎드리고 앉아있을 수 있게 되면서 양손의 자유를 얻은 아기는 무엇이든 만지고픈 욕구가 점점 강해진답니다. 시야가 넓어지고 그만큼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관심사도 다양해지죠. 무엇보다 이제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 눈에 보이고 손에 닿는 것이라면 뭐든 잡아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그런데 바로 이 무렵, 보통 가정집이라면 집 안 곳곳을 기어 다니며 탐색 중인 아기 눈 앞에 하필이면 리모컨이 툭 놓여 있을 확률이 꽤 높아요. 게다가 리모컨 사이즈도 아기들이 잡기 좋은 적당한 사이즈라 아기는 물 만난 고기마냥 리모컨 탐색전에 들어가게 되죠.


 

리모컨의 놀라운 능력에 매료된 아기


장 피아제(스위스 발달심리학자)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생후 4~8개월 무렵은 순환반응기에 해당하는 시기래요. '순환반응'이란 예를 들어 우연히 유모차를 발로 찼는데 유모차에 엄마가 매달아둔 인형이 움직이는 사실에 꽤 흥미를 느끼게 되어요. 그래서 다시 발로 찼더니 또 인형이 흔들흔들...이 때 아이는 '발로 찼더니 인형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계속 반복하게 되는데 이를 '순환반응'이라고 해요.이처럼 리모컨도 비슷한 개념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리모컨 위에는 작은 버튼 수십개가 있고 자기도 모르는 상태에서 꾹꾹 눌렀는데 우연찮게 화면이 켜지고 소리가 커졌다 작아지고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거죠. 네모난 상자에서 그림도 나오고 음악소리도 나오는 모습에 처음에는 신기해하던 아이는 같은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리모건과 TV의 인과관계를 깨닫게 되는 거에요. 자기 힘으로 TV를 조절하게 만다는 매개가 바로 '리모컨' 덕분이며 이 리모컨의 전지전능함을 맛본 아이라면 그 매력에 완전 홀릭되는거죠. >o<



 

그럼 리모컨 홀릭 베이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모컨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다고해서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아이가 다른 것에 관심을 갖게 되면 리모컨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식게 되므로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여기저기 아무데나 굴러다니고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리모컨인지라 위생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지요. 리모컨 세균이 화장실 변기보다 더 많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그런 리모컨을 아기가 만지작 거리고 심지어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지요.

최근에는 치발 기능을 갖춘 리모컨 케이스가 판매되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이 케이스를 리모컨에 씌운들 제대로 소독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이가 유독 리모컨을 좋아한다면 수시로 깨끗하게 닦아주고 리모컨을 물고 빤다면 "안 돼. 이건 빨면 안 되는 거야"하며 애초에 '아이의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끔 알려줘야 해요. 물론 최고의 방법은 평소에 아이 눈에 띄지 않도록 어른만 아는 곳에 놓아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겠죠.(저희네도 막둥이가 손에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올려둔답니다. 물론 가끔 누나들이 생각없이 바닥에 내려놔서 문제가 되지만 말이죠~) 

 

큰 녀석이 요만할 때 사줬던 리모컨을 깨끗이 소독해서 다시 줘볼까요? ㅎㅎㅎ 과연 셋째 녀석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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